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한 가지 이유로 소설가가 된 김영하
흔히들 소설은 재능을 타고나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 중에는 전혀 다른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소설가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김영하 작가는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을 써서 유명세를 얻은 소설가이기도 한데요. 영화화된 작품 ‘살인자의 기억법’ 역시 독자들이 좋아하는 추리 소설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예전에는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려있는 병수의 이야기로 우연히 접촉사고로 만나게 된 남자 태주에게서 자신과 같은 눈빛을 발견하고 그 역시 살인자임을 직감하게 됩니다.
병수는 경찰에게 그가 연쇄살인범이라고 신고하지만 태주가 그 경찰이었고 아무도 병수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태주는 은희 곁을 맴돌며 계속 병수의 주변을 떠나지 않고 병수는 혼자 태주를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록하고 쫓지만 기억은 자꾸 끊기고 오히려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며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합니다.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 속에서 두 사람이 겪는 갈등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집필한 김영하님은 1968년 11월 11일 강원도 화천군에서 군인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두 아들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경상북도 고령군 출신인 아버지는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경력이 있으며 김영하는 국민학교 때 전학을 무려 6번이나 했을 정도로 이사 경험이 많다고 전해집니다. 서울의 잠실에서 잠일초등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신천중학교,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는 2차례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으며 2008년 서울의 아파트를 팔아 국립대학 교수직을 사직한 후 캐나다 벤쿠버와 미국 뉴욕에서 3년간 장기 체류합니다. 1995년 거울에 대한 명상으로 등단하여 이듬해 첫 장편소설인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제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젊은 작가 세대를 대표하였던 소설가로 이제는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중요한 소설가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초반에는 도회적이고 깔끔하며 일상 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사소한 것들을 끄집어내어 전개하다는 평을 받았으며 장편에서 역사물이나 스파이물, SF 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온 작가입니다. 대체로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장을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문학동네와 관련이 깊어 초창기 부터 문학동네에 투고하는 소설가로서의 활로를 개척하였으며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문학동네도 김영하의 책을 내면서 이슈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문학동네 2013년 겨울호 77호에 당시 사연이 실려있습니다. 2013년까지 미국에서 생활했으며 작품활동이 뜸하다가 2010년 단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발간하였습니다. 일부 문단이나 독자들은 예전같지 않다, 작품세계가 변했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본인은 이단편집에 수록된 글들은 순수히 내 즐거움을 위해 썼다며 개의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후 장편 ‘살인자의 기억법’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그뒤 출간한 ‘오직 두 사람, 여행의 이유’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작품에는 모교인 연세대학교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퀴즈쇼’에서는 주인공이 거리를 돌아다닐때 가까워서 등장하고 무협학생운동에서는 학교를 패러디한 연희방이 배경, 빛의 제국에서는 주인공 기영과 그의 아내가 연세대 수학과 출신으로 등장합니다. 국내작가들 중에서는 작품이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외국에서 무척 많이 소개된 대표적인 작가이며 그의 작품 세계에서 통할만한 보편성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겠고 작가 본인 또한 해외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가진 결과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해외 번역가들 사이에서 번역하기 편한 글로 꼽힌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아이튠즈 팟캐스트에서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라디오 게스트나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아카이브를 구성할때 처음부터 너무 확고한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영하 작가는 수많은 시도를 통해 자신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창작하면서 그 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듭니다. 모든 문학가가 장르나 사상으로 묶여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한 단어로 표기하기에는 부족한 것처럼 사람의 넓은 생각과 사상 역시 한문장으로 표현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자신에게 맞는 옷을 직접 만들어 입는 것이 가장 자신다움 표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든지 자신만을 길을 가되 많은 작품들을 참고하고 읽고 쓰고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표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영하 작가는 30대 초반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삶은 그냥 살아지는 것이며 인간을 우주의 한 점의 먼지라고 생각하는 그는 일본의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와 공통점이 참 많은데요. 둘다 외롭게 자랐다는 것과 도시적인 인간들의 삶을 주로 그린다는 성향도 비슷하고 방랑벽이 있는 성격도 비슷합니다.또한 두사람 모두 결혼을 하였지만 자녀가 없는 것, 고양이 애호가인것도 유사합니다. 하루키 역시 걸프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 고베 대지진 등의 사건들을 계기로 좀 더 사회 참여적인 작품들을 많이 냈고 1인칭을 고수하던 작법도 3인칭으로 바뀌었는데요. 김영하님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집필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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